장흥 천관산
장흥 천관산(723m)
산행일 : 2008. 03. 29. 토. 흐린 후 비
소재지 : 전남 장흥군
참가자 : 수토클럽 산악회원
산행로 : 주차장 - 장천재 - 체육공원 - 신선봉 - 천주봉 - 환희대 - 천관산(연대봉) - 봉황봉- 주차장
湖南제일의 支提靈山 천관산
호남의 산들은 대체로 높지는 않으나 아름답다. 월출산, 팔영산, 덕룡산이 그렇다. 이런 산들은 높이로만 보면 야트막해 보이지만 아름다운 풍경과 기암절벽의 경이로운 풍치, 사방을 아우르는 조망을 자랑한다.
부산에서는 멀어서 좀처럼 가기 힘든 이런 호남의 명산들은 큰맘을 먹고 준비를 해야 다녀올 수 있다.
다른 산들은 한번씩은 다녀왔으나 지리산, 월출산, 내장산, 내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명산이라 일컬어지는 천관산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기회를 잡지 못해 찾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일일회원으로 수토클럽의 25명 회원과 함께 28인승 버스에 몸을 싣고 장흥으로 향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4시간 내내 길옆으로 곱게 핀 꽃들은 봄기운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천관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여 일행을 내려놓은 시간은 이미 정오를 훨씬 넘었다. 대강의 산행안내를 산행대장이 하고 인사를 한다음 산행을 시작한다.
주차장에서 산행로로 들어서는 입구에 湖南제일의 支提靈山 천관산이라는 커다란 자연석조물이 서 있다.이곳을 지나 포장로를 한참 올라간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을 택해 장천재방향으로 올라간다. 계곡에 흐르는 물이 제법 수량도 많고 맑다. 약 10여분 지나 장천재를 지난다. 장천재에 대한 설명을 대충 읽어보니 후학을 가르치던 서당이라 한다. 이곳 길가에 반쯤 누워있는 노송은 세월의 무게를 버티고 선 모습이다.
체육공원을 지나면서 오르막이 시작되지만 금방 능선에 도착한다. 산을 돌아가는 평탄한 길을 한참 걷다가 물맑은 개울을 건너면서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이곳부터 천주봉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중간부분쯤 올라가 뒤돌아 보니 산아래로 푸르름을 자랑하는 들녘과 그 너머의 파란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점심시간을 넘겨서인지 배가 고파오고 다른 사람들도 도시락을 꺼내어 맛있는 점심을 먹는다. 신선봉, 종봉을 지나 오른쪽으로 나 있는 전망바위에서 주위를 조망하면서 준비해간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는동안 그동안 참았던 비가 조금씩 굵어지며 내리기 시작한다.
천주봉에 올라 사방을 돌아본다. 기이한 모습으로 서있는 바위들의 모습이 신비스럽다. 천주봉에서 환희대로 이어지는 길은 좌우로 나뉘어 있다. 천주봉을 뒤로 도는 오른쪽 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서서 관목숲을 헤치고 나아간다. 잠시후 만나는 전망대에서는 오른쪽의 구룡봉을 감상할 수 있다. 잠시후 다시 능선에 올라서니 진달래 군락지가 나타난다. 아직은 꽃망울만을 달고 있는 진달래나무가 좌우로 가득하다. 억새와 어울린 주변의 풍경이 가을분위기를 자아낸다. 돌아보니 천주봉에서 지장봉으로 이어지는 칼날같은 암릉이 정말 아름답다. 앞쪽으로 환희대에서 구룡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엷은 구름속에 모습을 감추었다 드러내곤 한다.
환희대에 올라서니 구룡봉과 연대봉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비가 좀더 굵어지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 한기를 느낄 정도로 추워진다. 밋밋하고 평탄하게 이어지는 연대봉까지의 능선 좌우로는 시원한 조망과 함께 억새의 물결을 감상할 수 있다.
환희대에서 20분 정도를 걸어 천관산 정상 연대봉에 도착한다. 옛날 봉수대였다는 설명이 있고 돌로 쌓아 만든 단위에 올라서니 주변 조망을 설명하는 안내도가 있다. 남서쪽으로 남해바다와 점점이 떠 있는 섬들 초록색으로 물든 논밭이 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이면 멀리 팔영산, 월출산, 두륜산 등을 조망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날이 좋지 않아 어림으로 짐작만 할뿐 아쉬움이 남는다.
단을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이곳에서 주차장까지는 한시간 남짓 걸린다. 내려가는 길에는 봉황봉을 지나고 돌을 쌓아 만든것처럼 보이는 장원석과 남자의 상징을 닮은 양근암등을 만난다. 양근암을 지나면서는 별 특징이 없는 등산로이며 거의 다 내려오면 장안사라는 작은 사찰에 지나면서 산행을 마치게 된다. 가을에 다시 한번 찾아 정상부근에 펼쳐지는 억새의 장관 그리고 단풍과 기암괴석으로 어우러진 천관산의 암릉을 다시 감상하고 싶어진다.
촉촉하게 젖어드는 봄날! 신록으로 물들어가는 아름다운 산과 진달래의 아름다운 자태를 실컷 느낄 수 있었던 멋진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