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생활관 162번 김명환에게
곧 이등병이 될 자랑스런 아들 명환에게
또다시 일요일이구나. 오늘도 종교활동이랑 개인정비를 하면서 엄마아빠나 친구에게 편지를 쓰면서 지내겠구나. 지내놓고 보니 훈련3주차 입소4주차가 참 빨리 흘러갔다는 생각이 들지 않니?
카페에 이규선 중사님이 올려놓은 글을 보니 3주차 훈련이 매우 힘들었다고 하더구나. 사격과 수류탄 투척훈련을 하면서 아주 추운 날씨에 고생을 많이 했다고 특히 야간사격때는 손이 꽁꽁 얼 정도로 추워 힘들었다고 하더구나. 정말 수고 많았다. 우리 명환이 추우면 손이 잘 갈라지는데 괞찮은거지? 발에 생긴 물집은?
그래 그렇게 힘든 시간을 견디고 나면 주말의 달콤한 휴식이 기다리듯 삶은 고통뒤에 행복과 만족을 주기도 하지. 이 편지야 나중에 받게 될테지만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일요일)은 우리 명환이도 나름 편한시간 보내기를 바란다.
승환이는 휴가를 마치고 귀대해서 다시 생활 잘하고 있다고 전화가 왔다. 우리 아들들 고생하는데 아직 끝나지 않은 매서운 추위가 물러가고 따뜻한 봄이 빨리 왔음 좋겠다. 어제는 엄마하고 같이 산악회 모임에 참석해 통영의 미륵산이라는 데를 다녀왔다. 날씨가 맑고 청명해 한려수도의 다도해 푸른바다의 아름다운 경치를 잘 보고 왔다. 그동안 엄마가 외할아버지 병환과 여러가지 일로 좀 지쳐 있어서 스트레스를 풀어줄려고 했는데 잘 한거 같아.
그리고 어제 산에 다녀와서 집에 네가 보낸것으로 되어있는 한과와 김이 도착해 있어서 깜짝 놀랐다. 도대체 이게 어찌된 일일까 엄마하고 갖은 추측을 다하면서 열어보았다. 아직 훈련병이고 제대로된 월급도 못 받았을 아들이 보낸것은 아닐텐데 그럼 부대에서 전 훈련병의 부모에게 보낸걸까? 그것도 쉬운일은 아닌것 같고.. 우리명환이가 훈련을 잘받아 부상으로 받은걸까 등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보았다. 그러다가 카페에 들어와서 편지들을보니 많은 부모들이 우리처럼 한과나 김을 받았고 이유를 몰라 궁금해하고 있구나.
고향의 부모를 생각하며 선물을 보내도록 배려한 것이라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테니 그것도 아닌거 같고... 에이 궁금하지만 참아야지... 암튼 네이름으로 도착한 유과와 김은 이번 설날 차례지낼때 쓸께. 우리명환이 생각하면서 우리명환이가 피와 땀을 흘려 얻는 거라는걸 생각하며 쓸께..
우리명환이도 이번 주말의 설날 연휴를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내렴.. 떡국 많이 먹고 ㅋㅋ
이제 이번주 4주차 교육을 마치고 나면 자대배치도 알게 되겠고 다음주에는 훈련소 생활을 마감하고 정리하는 마지막 주가 되겠구나. 훈련소 생활을 마치는 그날까지 몸 건강하게 잘 지내라.
이제 군인의 모습을 갖춰가고 생각도 많이 어른스러워진 우리 아들을 보게 될날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네. 자대 배치받고 짧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면회할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은 이만 줄인다.
엄마는 옆에서 조금있다 손편지 쓴다고 하는구나. 기다려라...
2월7일 일요일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