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의상봉
(거창)의상봉(1046m)
산행일 : 2005. 06. 15
소재지 : 경남 거창군 가조면 수월리
참가자 : 가고파 산악회원
산행로 : 주차장 - 고견사 - 우두산- 의상봉 - 별유산 - 마장재 - 주차장
일기예보에선 경남지역에 곳에 따라 호우 및 강한 비바람이 몰아친다고 한다.
집사람은 이런 날 어디를 가느냐며 산행을 말린다.
오랜만에 참여하는 산행이라 비가 온다해도 가고싶다.
어쨌거나 근무를 해야하고 근무는 아홉시에 마치니 조퇴를 해야하는 사정이라 허락을 받고 대충 물이랑 김밥이랑 챙겨 지하철을 탄다.
시간계산을 해보니 동래역까지 근근히 시간을 맞춰 갈 수 있을 것 같다.
연산동을 지나면서 총무에게 전화를 해서 참석한다고 통보하고 동래역에 도착하기를 기다려 서두르니 겨우 3분전에 버스앞에 도착..
두 번째로 보는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대충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아 한숨 돌리고 앉아 있으니 곧 버스 출발.. 비가 온다고 해서인지 자리가 절반은 비었다.
빈자리에 혼자 자리를 잡고 거창까지......
11:10분 고견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여 배낭을 챙기고 내려 황대장님의 구령에 맞춰 가볍게 유연체조를 하고(하나, 두-울, 서어이, 너이), 4시까지 요 지점에 다시 집합한다는 말을 듣고 산행시작(11:30)
좌측으로 길을 잡아 고견사를 거쳐 의상봉으로 오르는 코스를 접어든다. 동네어른들께서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시며 반겨주고.. 날씨가 흐리고 햇볕은 강하지 않지만 후덥하니 덥다.
오른쪽으로 계곡을 끼고 넓은 길을 오르니 물소리 바람소리가 일행을 반긴다.
산은 항상 거기에 있고 사람은 또 산을 오른다 하지만 무엇이 내 머리에 가슴에 아니면 발걸음에 남는지, 오늘은 왜 또 산에 귀의하여 순응하려는지...
차오르는 가쁜 숨결을 고를만하니 앞에 ‘우두산(牛頭山) 고견사’라는 현판이 나타나고 ‘나무아미타불’을 외는 독경소리가 들려 온다.(11:50)
잠깐!! 역사공부
『고견사』
신라 문무왕7년(서기 667년) 의상, 원효스님이 창건한 견암사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태조 이성계가 고려 왕씨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밭을 주어 대궐의 향을 내려 해마다 2월과 10월에 수륙재를 지내게 한 원찰이다.
고견사는 이 고장 출신 명승인 희랑대사가 머물다간 곳이며, 고운 최치원선생의 발자취가 남겨져 있는 곳이다. 고견사의 자랑거리로는 조선 인조때(1630년)에 만들어진 동종과 고려시대 석불, 숙종이 원효대사를 기려 내린 강생원 현판이 있으며, 세가지 볼거리는 높이 80m가 되는 고견폭포와 최치원선생이 심었다는 은행나무, 의상대사가 수도할 때 쌀을 얻었다는 쌀굴이 있다.
주변의 의상봉,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중간에 있어 내방객이 많은 편이다.
경내에 있는 약수로 목을 축이고 그늘 아래에서 땀을 식히며 후미를 기다린다.
사진도 한 장씩 찍고...
우거진 수풀 사이로 좁은 길을 접어드니 제법 경사가 있다.
약수터와 금불상을 좌로 보며 발걸음 옮긴다. 땀은 비오듯이 흐르고 숨은 목구녕까지 차 오른다.
한참 심장의 풀무질이 극에 달할 즈음 저위 나무사이로 빼꼼히 하늘이 열리고 등쪽 배낭밑까지 시원해지는 바람이 땀을 훑고 간다.
우두산(12:10). 119 조난표시판과 이정표가 보인다. 왼쪽 장군봉 2.0km, 오른쪽 의상봉500m,
더 가면 상봉(별유산). 바로 오른쪽으로 보이는 절벽이 의상봉 정상으로 갈 수 있는 길이지만 초심자에게는 황천으로 가는 지름길(조금 과장됐음?)이라는 강대장님의 설명에 귀가 솔깃한데(한번 가봐?), 언제나 셔터를 누르기에 바쁜 황대장님.. 한명 찍고 나가리, 또 한명 찍고 나가리
정면으로 보이는 내리막을 타고 비탈을 돌아가니 잠시 후 철계단이 앞을 막는다.
의상봉으로 오르는 백팔십몇계단이라나?
계단 난간을 잡고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며 생각한다.
옛날 의상대사는 이곳에서 무엇을 이루려 참선을 했을까? 과연 이루었을까? 식사는 어찌 해결했을꼬?
법력이 높은 고승이라 구름을 말처럼 부리며 선선히 나 다녔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앞이 갑자기 확 트이고 발 아래가 허전하다(12:25)
그냥 돌아본다. 말이 필요없다. 항상 그렇지만 눈으로 보는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것!!
엷은 안개속에 펼쳐진 아름다운 능선과 봉우리를 한껏 느끼고 렌즈속에도 쬐금 담아보고...
『의상봉』
의상봉(義湘峰 1,046m)은 가조면 수월리에 있는 우두산(牛頭山)의 아홉 봉우리 중의 하나이다. 우두산은 일본 개국 신화와 관련된 전설의 산이며 의상봉은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과거세와 현세에서 참선(參禪)한 곳이라는 뜻에서 의상대사 이름을 빌려 산 이름으로 삼은 산이다.
동남쪽에서 정남으로 보이는 장군재와 장군봉 능선, 북쪽으로 보이는 암봉들과 아련히 보이는 가야산(?)
마장재로 이어지는 릿지, 그리고 멀리에 비계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을 아쉬움속에 뒤로하고 다시 계단을 되짚어 내려온다.(12:50)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허기를 채우고 담근 술(이름은 정확히 모르겠음. 오미자?. 맛은 좋았음)도 한 잔하고 커피도 마시고 ...
다들 식사를 마치자(13:20) 마자 서두르는데, 왜들 이리 바쁘신가? 하는데 컵이 데구르르 굴러 저 아래로 도망간다. 컵을 찾으러 내려갔다(못 찾았음)올라와 보니 아무도 없다. 길은 두 갈래인데 어디로 갔을까?
별유산은 왼쪽에 있으니 왼쪽으로 갔을꺼야! 그래도 모르지, 길을 모르니 불러나 보자.
"가고파 ! 가고파! "" 대답이 없다. 지도를 꺼내 전화를 건다. "황대장님, 아랫길입니까? 윗길입니까?"
" 강대장이 아랫길로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 하던데.." "에고 난 못들었거든요."
발걸음을 재촉해 후미를 따라 잡아 합류하고 평탄한 숲길을 한참 걸으니 멋있는 릿지가 나타난다.
지나온 의상봉이 남서쪽으로 보이고 앞뒤로 펼쳐진 능선이 장관이다. 기고 줄타고 매달리며 릿지를 통과해 마장재에 도착(14:00). 잠깐 휴식을 취하고 제일 후미와 합류해 계곡을 따라 내려온다.
푸른 숲, 아름다운 나무와 이름 모를 꽃들, 그리고 싱그러운 풀잎, 인기척을 피해 달아나는 다람쥐, 촉촉하게 젖은 돌사이로 흐르는 계곡물, 작은 햇살에도 비늘처럼 반짝이는 나뭇잎... 6월의 우리산은 너무 아름답습니다. 40여분 내려오니 출발했던 주차장이 앞에 보이고 계곡물에 땀을 씻으니 산행후의 상쾌함이 전신으로 퍼진다. 주최측이 준비한 국수와 막걸리로 허기진 배와 갈증을 달래니 무릉도원의 신선이 따로 있을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