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해조음 2007. 1. 12. 21:38

 

덕유산(1614m)

 

산행일 : 2007. 01. 07. 일. 흐림

소재지 : 전북 무주군, 경남 거창군

참가자 : 에델바이스산악회원

산행로 : 안성매표소(11:10) - 동엽령(13:00-30) - 중봉(14:30) - 향적봉(15:10) - 백련사(16:00)

삼공리주차장(17:20)   약 6시간

 

 

  연말 연초를 정신없이 보내다 스트레스에 지친 심신을 주말 산행으로 달래본다. 6일부터 전남과 중부지방에 내린 많은 눈으로 입산통제와 도로통제등의 소식이 전해진다.

아침에 일어나니 바깥의 날씨가 제법 차고 밤새 내린 눈으로 지리산과 덕유산의 입산이 통제되었다는 뉴스를 듣고 산악회 사무실에 연락을 해보니 걱정을 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킨다.

덕유산에 가까이 갈수록 눈이 많이 보인다. 매표소를 앞두고는 버스가 진행하기 힘들 정도로 눈이 많아 내려서 밀기도 한다. 매표소를 통과하여 비교적 평탄한 길을 계곡을 왼쪽으로 두고 한참을 오른다. 약10분을 오르니 오른쪽으로 칠연폭포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동엽령으로 오르는 나무다리가 보인다. 다리를 건너 본격적으로 눈이 쌓인 등산로를 올라간다. 계곡을 끼고 오르는 내내 흰눈이 감탄을 자아낸다. 계속되는 오름길에 눈속에서도 땀이 흐르고 덥게 느껴진다.

약 1시간후 만나는 중계탑이 있는 지능선을 지나면서 흰눈꽃은 더욱 화려하게 만발한다. 발길을 붙잡고 카메라의 셔터에 손길이 머문다. 동엽령에 이르는 약 50분간의 눈길을 산행의 피로를 전혀 느낄 수가 없다. 눈앞에 펼쳐지는 백설의 향연, 눈을 하얗게 덮어쓴 나뭇가지 위로 반짝이는 햇살이 부서지면서 펼치는 축제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동엽령 정상에 가까이 다가서면서 사람도 많아지고 바람도 세진다.

동엽령에 도착하면서 사방에서 모인 산꾼들과 온몸을 날릴만큼 강한 바람에 긴장이 된다. 기념사진을 찍는 패들과 인사를 나누고 바람이 조금 덜한 조망대로 내려가 점심을 먹는다. 바람을 피하느라 한곳으로 모인 산꾼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근근히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꺼내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다. 뒤따라 올라온 사람들이 식사할 자리가 없어 다시 일어선다.

동엽령에서 송계삼거리에 이르는 구간은 바람도 아주 심하고 특히 마주오는 사람들로 좁은 등산로가 만원이다. 일요일이라 산꾼들도 많다. 송계삼거리를 지나고 중봉에 오르는 계단이 보이는 곳에 일렬로 늘어선 산꾼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하얀 눈보라로 시야는 좁지만 눈앞으로 펼쳐진 덕유평전의 눈꽃은 정말 아름답다. 봄이면 갖가지 꽃들이 피어나 천상의 화원을 이룰 이곳에 오늘은 백설의 잔치가 벌어진다.

중봉에서 향적봉에 이르는 구간의 주목과 흰눈의 조화는 이루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향적봉 대피소에서 들러 마신 한잔의 커피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산행의 추억으로 남을만하다. 향적봉에서 백련사로 내려서는 길은 경사진 길만큼 몇 번이나 미끄러지면서 내려온다. 아담하게 자릴 잡은 백련사를 지나고 아름답기는 하지만 산행 끝에 약간은 지루한 구천동계곡의 긴 포장길을 내려와 지금은 문을 닫은 매표소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