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고 여유롭게/산행후기

여수 영취산

부산해조음 2008. 4. 7. 22:39
 

여수 영취산(510m)


산행일 : 2008. 04. 05. 토. 맑음

소재지 : 전남 여수시

참가자 : 거송산악회원, 아내

산행로 : LG 정유입구(11:20) - 정상(12:35) - 봉우재 (12:50) - 진래봉(13:40) - 흥국사 주차장(15:30)               약 4시간 10분


  여수공단의 비릿하고 역한 내음이 꽃향기보다 진하게 풍기는 산행들머리의 예비군 훈련장에서 상견례를 마치고 진달래 산행을 시작한다. 날씨는 쾌청한 편이고 기온이 높아 더위를 느낄 정도이다. 버스를 타고 오는 동안 약간의 멀미 기운이 있어 고생을 했는데 산행을 시작하고 한참이 지나도록 속이 불편하다.

  비오듯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반시간을 고생하여 능선에 도착한다. 진달래를 감상하려 산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이 좁은 산행로를 가득 메우고 오르내린다. 온 능선을 환하게 수놓은 활짝 핀 진달래가 우리를 반기는데 붉은 진달래 꽃밭에 들어가 사진을 찍으며 향기에 취한 사람들의 표정이 꽃을 닮아 한없이 화사해 보인다. 첫 번째 봉우리인 450봉 주변을 둘러싸고 불타오르 듯 피어난 진달래의 붉은 물에 흠뻑 적셔져 나도 붉게 물들 것만 같다. 산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의 행렬이 저 멀리 보이는 정상까지 이어지고 중간 암봉의 철계단에는 길게 줄선 사람들이 보인다. 이산의 최대 진달래 군락지인 450봉 주변과 봉우재 주변에는 절정을 이룬 진달래의 물결로 아름답다.

  능선을 따라 많은 사람들의 물결이 흐르는 대로 천천히 이동하여 암봉을 지나고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칼날 같은 능선을 따라 걸으며 좌우로 펼쳐진 여수의 모습을 감상한다. 오른쪽으로는 굴뚝과 공장으로 가득찬 공단이고 왼쪽으로는 바로 산아래로 이어지는 파란 새싹이 돋아난 들녘과 그너머의 푸른 바다가 인상적이다. 암봉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주변으로는 아직 꽃망울이 열리지 않고 맺혀있는 상태다.

  정상에 올라서니 수많은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식사시간이라 삼삼오오 모여앉아 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잠시 사진을 찍고 봉우재 방면으로 내려선다. 정상 바로 아래로 이어지는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잠시후 도솔암 입구를 지나고 바로 거기에서부터 이어지는 나무로 만들어 놓은 계단을 한참 내려간다. 봉우재의 넓은 공터는 정상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진달래 축제기간을 알리는 음악소리와 안내방송 소리로 정신이 없다. 여기저기에 모여 앉은 사람들과 먹을거리를 파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우리도 나무그늘을 찾아 자리를 잡고 준비해간 도시락을 꺼내 맛있는 점심을 먹는다. 돼지고기를 얹은 상치쌈과 매콤한 풋고추맛이 일품이다. 식후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의 맛 또한 기가 막힌다.

  봉우재에서 진래봉(시루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주변도 450봉 못지않은 진달래 군락지로 만개한 꽃들이  사람들을 반긴다. 진래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정상에서 450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진래봉에서 흥국사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나오는 405봉까지의 능선에도 진달래의 붉은 물결은 이어진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서면 별 특징이 없는 길이 이어지다가 걷기가 쉽지 않은 너덜겅을 만난다. 반시간을 넘게 계속 이어지는 너덜길이 지겨워질 즈음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만난다. 계곡을 타고 흐르는 시원한 물에 손발을 담그고 땀을 식히며 산행의 피로를 씻어낸다. 계곡을 따라 10여분을 내려가면 흥국사에 닿는다. 고려시대 보조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고찰로서 이곳의 승려들이 임진란때 이순신 장군을 도와 승병을 일으켜 왜적을 물리친 역사가 깊은 사찰이다. 절문을 나서면서 마을이 이어지고 곳 주차장에 도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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