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감암산(834m) 부암산(695m)
산행일 : 2008. 05. 10. 토. 맑음
소재지 : 경남 산청군 합천군
참가자 : 토요산사랑
산행로 : 대기마을 들머리(10:40)-누룩덤(11:30)-828봉이정표(12:20)-
암수바위(12:45~13:30)-수리봉(14:20)- 부암산(14:40)-부암사(15:20)-
주차장(15:50) 산행 5시간 10분 (휴식포함)
「장쾌하면서 울퉁불퉁한 근육질이며 비단결처럼 고운 자태의 암릉을 시원한 바람과 맑은 하늘 그리고 멋진 사람들과 한없이 즐긴 산행」
지하철을 내려 출구로 나서는 순간 빗줄기가 얼굴을 적신다. 황매산은 삼년 연속 우중산행을 하게 되나보다 싶은 생각이 든다. 비가 내려서인지 회원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아 자리가 많이 비어있고 최종 인원이 24명이다. 걱정속에 출발했으나 부산을 벗어나면서 비가 그치고 의령휴게소에 내리니 맑은 하늘에 구름이 조금 낀 시원한 날씨를 보인다.
하얀 아카시아의 달콤한 꽃향기가 코끝으로 전해지는 산행들머리에서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에서 올려다 보는 누룩덤이 만만해 보인다. 바람에 일렁이는 밀밭을 지나고 묵방사 갈림길을 지나 계곡으로 들어서서 바로 왼쪽으로 꺽어 들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숲길을 잠시 걷다가 곧 슬랩을 만난다. 땀을 흘리며 올라서니 잠시 후 툭 터진 전망대가 나오고 시원한 바람에 잠시 몸을 맡기며 숨을 고른다. 여기서 누룩덤까지는 올라서는 바위마다 시원한 조망을 안겨주고 비단결 같은 암릉이 이어지는 오름길로 시원한 바람이 계속 불어와 힘든 줄 모르고 올라간다. 좌우로 펼쳐지는 시원한 풍경도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준다. 곧 오른쪽으로 붉은 주단을 펼쳐놓은 듯한 황매산의 철쭉 평원과 비단결을 닮은 바위물결이 아름답게 눈에 들어온다.
누룩덤의 커다란 바위를 올라 갈 즈음 산행을 나온 한 무리의 학생들이 보인다. 여학생들은 경사가 심한 바위를 오르느라 제법 힘들어 보인다. 누룩을 쌓아놓은 모습을 닮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누룩덤은 엄청난 크기의 바위가 겹겹이 겹쳐져 특이한 모습을 하고있다. 누룩덤을 애돌아 올라갈 때와 내려가는 밧줄구간에서는 미끄러워 조심스레 진행을 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로 지체되어 기다리면서 주변의 조망을 천천히 감상한다.
이곳에서는 황매산 정상과 중봉 하봉이 모두 모습을 보이고 황매평원 중 철쭉 제단에서 모산재로 이어지는 철쭉의 물결과 반대쪽으로는 우리가 탐승하고자 하는 감암산과 부암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시원하게 잡힌다. 누룩덤과 칠성바위를 지나 감암산 0.5km, 부암산 3.3km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828봉)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감암산으로 향한다. 오른쪽으로 계속 나아가면 천황재를 지나 황매산으로 가는 길이다.
감암산으로 가는 길은 건조한 날씨로 먼지가 심하게 이는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반대쪽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도 많아 좁은 길에서 서로 비켜서며 인사를 나눈다. 잠시후에 경사가 심한 슬랩을 만나지만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위험하진 않다. 이 구간을 내려서서 다시 경사가 급한 내리막을 내려서니 마사토가 깔린 널찍한 너럭바위가 나온다. 밧줄이 매어져 있으나 경사는 급하진 않다. 이곳에 자리 잡고 있는 바위가 암수바위라는 것을 점심식사 후에야 가이님의 설명으로 알게 되었다.
암수바위를 지나 감암산의 세봉우리가 바로 코앞에 보이는 너럭바위에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한다. 24명이 나름대로 앉다보니 네팀으로 나위어 저마다 즐거운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면서 느긋한 마음으로 식사를 한다. 전체적으로 예정된 시간이 여유가 있는 편이라 급하지 않아 좋다.
마음편하게 주변을 즐기고 돌아볼 여유가 있다는 것은 진정한 산행의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이곳에선 바로 코앞에 감암산의 세봉우리와 멀리 남서쪽의 지리산 천왕봉(직선거리 약 35km)이 뚜렷하게 보이는데 하늘을 찌를 듯한 위용이 대단하다.
식사장소에서 수리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따르는 한시간여는 완만한 구릉을 걷는 편안한 길이다. 울창한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시원한 바람이 실어다 주는 송향을 즐기면서 같이 걷는 님들과 즐거운 얘기를 나눈다. 중간에 휴식을 취하며 돌쇠님이 가져온 시원한 냉동 파인애플과 황도 통조림을 나눠먹기도 하면서.....
느리재를 지나고 한참을 힘들게 올라 수리봉의 정상에 선다. 잠시후에 닿게 될 부암산보다 약간 높은 봉우리이다. 바위를 내려서 조금 가다 수리봉 이정표를 만나고 곧 철계단이 설치된 직벽의 내리막을 만난다. 절벽과 부암산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고.... 내려서면 배넘이재이고 다시 곧 부암산으로 오른다.
부암산 정상에 서서 우리가 지나온 능선을 돌아본다. 황매산에서 부암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아름답다. 푸른하늘과 흰 구름, 초록으로 물든 산 그리고 부끄러운 하얀 속살을 드러내듯 간간이 모습을 드러낸 바위, 흙 한줌 없을 것 같은 바위위에 뿌리를 내리고 선 소나무와 꽃을 피운 철쭉나무들....
정상에는 얼마전까지 ‘이름없는 산악회’에서 세워 두었던 정상석이 뽑혀져 사라지고 공사를 하기위해 가져다 둔 목재가 쌓여 있다. 백두대간 대장과 정미 짱님은 백지에 부암산이라 적어 증명사진을 찍기도 한다.
부암산에서 이교마을로 내려서는 길을 돌이 깔리고 흙이 흘러내리는 푸석한 길이다. 중간에 지금은 샘터와 창고만 남은 절터를 만나고 이곳부터는 자태고운 홍송이 울창하게 들어선 숲길을 따르게 된다.
아카시아 진한 향에 취하고 푸른 하늘 맑은 햇살에 취해 걷다보니 傅岩寺를 만나고 이곳을 지나면서 산행은 마무리된다. 이교마을 경노당에 도착해 시원하게 물로 머리를 감고 밀밭을 지나 버스가 대기중인 주차장에 도착해 회원님들과 즐거웠던 산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돌아오는 길에 장유에서 얼큰한 동태탕과 소주를 한잔 곁들여 저녁을 먹고나니 세상 부러운 것 없다. 야구도 5:3으로 이기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오늘 산행한 코스를 반대로 부암산에서 감암산과 황매산을 바라보면서 밟아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