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아들 명환에게
이곳엔 비가 내리고 있다. 아마 그곳 서해안쪽으로도 비가 내리고 있겠지?
이번 4주차도 야간 행군과 숙영훈련 등 조금은 힘든 교육과정이 남아있구나. 그러나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그런 마음가짐으로 해낸다면 아마 그다지 힘들지는 않을거야.
이제까지 우리 명환이가 보여준 긍정적인 태도와 자신감 그리고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 끝까지 잘 해내리라 믿어.
어제 너와의 첫통화를 하고 정말 반가웠다. 전화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지휘부에 감사도 드리고, 그동안 우리명환이가 열심히 잘해서 이런 기회도 오는구나 하는 마음이었다.
사실 어제는 네가 지내던 휘경동에 들러 나머지 물건들을 정리하고(별로 없다더니 주방용품,이불,옷등 아주 많더만,, 거의다 앞집 고물상집에 주고 몇개만 들고왔다.) 주인아주머니를 만나 그동안 고마웠다고 인사를 하고 오던길에 서울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며 저녁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어쩐지 어제는 너한테서 전화가 올것같아 전화벨만 울리면 엄마나 나나 얼른 받곤했는데 너한테서 걸려온 전화인걸 알고는 얼마나 반갑던지... 엄마는 금새 눈물이 흘러내리고 목이메어 말을 못하고 우리아들..우리아들..만 하는데 너와 급하게 통화하느라 무슨말을 했는지 무얼 물어보고 들었는지 잘 모르겠더구나.
짧은 통화였으나 너의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에 안심도 되고 군인투의 말투에 놀라기도 하고... 주변 상황때문인지 약간은 긴장한 듯해 네 특유의 명랑하고 시원한 말을 듣지도 못한것 같네. 입대후 처음이라 많은것을 묻고 또 듣고 싶었는데 빨리 끊을 수 밖에 없어 아쉬움도 밀려오고... 어쨌든 4분여 통화를 끝내고 KTX를 타고 내려오면 네 얘기를 하고 또 하고... 네게 온 편지얘기도 수없이 하고....
아들아! 이제 곧 빛나는 작대기하나를 달고 군인다운 군인의 모습으로 우리앞에 서겠지. 그날이 기다려지는구나. 면회가 되면 먹고 싶은것 준비해서 달려가마. 그때까지 몸건강하게 훈련 잘 받고 잘 지내라.
힘들지만 긍정적인 자세로 현 상황을 잘 극복해가는 너의 모습, 언제나 웃음을 잃지않고 즐겁게 생활하는 너의 모습이 네 편지속에 너의 모습으로 그대로 보여 아빠는 정말 기쁘다.
이편지를 받을 주말이면 4주차 힘든 교육을 마무리하고 설연휴를 맞아 나름 편한 시간이겠지. 우린 너를 생각하며 네가 보내준 선물을 이야기하며 가족과 함께 보낼테고... 그래 처음으로 너와 승환이가 빠진 설날이라 가슴한켠이 서운할테지만 자랑스런 아들이라 생각하며 마음 달랠께..
우리 명환이도 설날 잘 지내렴..
2월10일 비오는 오후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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