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산(778m) 악휘봉(845m)
산행일 : 2007. 06. 09. 토. 맑음
소재지 : 충북 괴산군
참가자 : 골든산악회
산행로 : 은티마을(11:15) - 마분봉(12:55) - 은티재(13:20~40 중식) - 악휘봉(13:55) - 칠보산(16:00) - 구봉능선 - 떡바위(17:10) 약 6시간
이번주엔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해있는 충북의 산군 중 괴산의 명산으로 알려져 있는 칠보산과 악휘봉을 찾아갔다. 은티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11시10분이 되었다. 하늘엔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 있고 공기는 청명하다. 배낭을 정리하고 산행준비를 한다음 산행대장의 간단한 안내가 끝나고 산행을 시작한다. 은티마을로 들어서서 잠시 올라가니 입석골과 마분봉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마분봉을 택해 경사가 급한 길을 올라간다. 처음부터 제법 힘든 길이다. 구름이 끼어 햇볕은 없으나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갈림길에서 약 40분을 올라 첫 번째 봉우리에 오른다.
사방으로 트인 경치가 아름답다. 눈앞으로 펼쳐진 암릉구간과 험하게 보이는 봉우리가 만만치 않게 보인다. 마법의 성으로 불리는 암릉구간이 바로 나타난다. 밧줄에 의지해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내려간다. 한참을 내려서니 바로 앞을 막아서는 암벽이 또 버티고 있다. 줄을 타거나 바위를 잡고 기어오르는 구간이 이어진다. 하나의 암봉을 넘으면 또 다른 암봉이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봉에 올라설 때마다 볼거리를 제공하는 전망대에서 시원한 바람과 조망을 즐긴다. 왼쪽으로 보이는 은티마을과 그너머 흰바위로 이루어진 희양산, 그리고 장쾌하게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힘찬 기상을 느껴본다. 멀리 이름모를 행서에서 날아와 이곳에 내려앉은 우주선을 닮은 UFO 바위를 감상하고 다시 발길을 돌려 마분봉을 오른다. 해발 776m의 마분봉은 그다지 조망은 좋지 않은 편이다. 다만, 뒤쪽으로 나있는 전망대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바라본 북쪽 의 월악과 신선봉, 마역봉, 조령산의 모습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다시 급하게 내려 꽂히는 경사를 내려서 다시 774봉을 오른다. 나무가 울창해 조망은 되지 않으나 그늘로 이어져 시원하다. 다시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은티재에 닿는다.
은티재를 지나 직진하여 악휘봉을 향해 나간다. 오르막이 계속 이어진다. 도중 약간의 공터가 있는 장소에서 선두조 모두 점심을 먹기로 한다.
식사와 휴식을 마치고 824봉으로 향한다. 이곳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약7분 정도 가서 악휘봉을 만난다. 845미터의 악휘봉에선 주변의 모든 산들을 조망할 수 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 특히 조망이 양호하다. 북쪽 저 멀리에 월악의 모습이 보이고 그 앞쪽으로 신선봉과 마역봉 그리고 조령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들어오고 조령산 너머로 주흘산과 부봉의 모습도 보인다. 가까이 앞쪽으로 우리가 지나온 마분봉 능선이 길게 누워있다. 백두대간의 힘찬 기운을 한껏 받아들이고 아름다운 산하의 모습을 가슴에 품는다.
악휘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계속 이어지는 밧줄구간이다. 안부에 내려서면 엄청난 크기의 바위스랩이 앞을 가로막는다.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진 슬랩구간을 오른다. 하나의 바위가 이처럼 크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바위 정상에 올라 햇볕에 달구어져 따뜻한 바위에 등을 대고 누워본다.
다시 이어지는 내리막과 오르막길, 822봉을 지나고 시루봉을 넘는다. 시루봉에서 안부사거리까지 이어지는 내리막길은 엄청 지루하게 이어진다. 이제까지의 계속된 암릉과는 달리 짙은 숲과 푹신한 흙길이지만 무릎이 아플 정도의 긴 내리막인데다 거리가 멀어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안부 갈림길에서 이어지는 칠보산 정상까지는 마사토가 깔린 바위길이다. 약간은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봉을 하나 넘고 내려섰다가 다시 거북바위를 지나면 길게 이어지는 나무계단이 나타난다. 힘이 없어 천천히 한 계단 한 계단을 올라선다.
칠보산 정상에서는 남쪽으로 시원하게 열린 조망이 일품이다. 발아래로 수직의 절벽이 이어지고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도 힘차게 자라고 있는 홍송의 모습이 경이롭기도 하고 한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나서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열린 구봉능선을 향해 내려선다. 처음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아 내려서야 하는데 앞서 내려간 사람을 따라 계속 직진을 하는 바람에 쌍곡휴게소가 아닌 떡바위쪽으로 들어서고 말았다. 약 40여분을 내려가 만나는 계곡에서 시원한 냇물에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으니 피로를 잊을 만큼 상쾌하다.
쌍곡휴게소까지 다시 한참을 되집어 올라가 일행을 기다리면서 주최측에서 마련한 닭백숙과 시원한 생탁 소주로 허기를 채운다.
전체적으로 초반의 마분봉 능선이 암릉과 절벽으로 이루어진 구간이라 힘이 들었다. 절벽이나 암릉구간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구간을 놓친다면 산행의 재미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스릴넘치는 밧줄구간과 아기자기한 암릉 그리고 봉우리마다 시원하게 터지는 전망대에서는 조망은 이 산 산행의 백미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