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가지산(1240m)
산행일 : 2009. 08. 29. 토. 맑은 후 흐림
소재지 : 경남 밀양시, 울진군
참가자 : 쉬엄쉬엄산악회
산행로 : 석남터널(10:15) - 능선 갈림길(10:30) - 중봉(11:30) - 밀양고개(11:40) - 정상(12:00-12:35) -
운문산 갈림길(13:27) - 백운산 갈림길(13:48) - 구룡소폭포(14:10) - 삼양교(14:40) 산행시간 4시간25분
8월말 늦여름의 더위가 한창 맹위를 떨치고 있다. 부산지역의 기온이 27도, 밀양지역은 29도를 기록한 이날 영남알프스의 맏형이자 최고봉인 가지산을 찾아간다. 아내와 함께 가는 산행이라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서두른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버스 차창으로 보이는 풍경은 청명한 가을 하늘만큼이나 아름답다.
석남터널 밀양쪽에서 하차하여 산행대장과 회장의 산행일정과 주의사항을 듣고 다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출발한다. 아내는 오랫만에 산행을 하는거라 서두르지 않고 첨부터 천천히 시작한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약간 급해 숨을 가쁘게 하지만 그다지 힘들지는 않다. 약15분을 올라가 가지산에서 능동산으로 흐르는 주능의 갈림길과 만난다. 진행방향 왼쪽이 가지산 정상방향이고 오른쪽은 능동산으로 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는 계속 능선을 타고 올라간다. 잠시 올라가다 만나는 대피소에서 잠시 쉬면서 바라보는 정상쪽 조망이 좋다. 쌀바위를 정면으로 올려다 보며 정상에서 상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감상할 수 있다.
계속되는 오르막에 숨이 차온다. 30분을 지나면서 나무계단을 만난다. 예전에는 미끄러운 흙길로 먼지가 날리는 길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나무계단으로 정비를 해 놓았다. 제법 긴 계단을 한참 올라가 쉼터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쉰다.
쉼터에서 중봉까지도 제법 경사가 급한 오르막이지만 계속 불어오는 바람이 등줄기로 흐르는 땀을 식혀주어 제법 시원하게 느껴진다.
중봉에 올라서면서 사방이 시원하게 트인다. 이제까지 올라온 능선과 석남재 석남사와 남쪽의 능동산, 간월산, 신불산의 봉우리가 보이고 용수골의 녹음과 그너머 백운산, 얼음골 재약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북으로 시선을 돌리면 가지산 정상이 가깝게 다가오고 운문에서 상운산 문복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중봉에서 정상까지는 약 30분 정도가 걸린다.
한참을 내려가 안부에 닿으면 용수골로 내려가는 이정표를 만나고 이곳에서 다시 정상으로 향하는 오르막이 시작된다. 가을기운이 느껴지는 억새의 물결과 갈색으로 물들어가는 나무들이 바람에 서걱이는 소리를 들으며 정상으로 올라간다. 정상으로 올라 갈수록 온통 바위뿐이다.
가지산 정상(1240m)
영남알프스의 1천미터가 넘는 준봉들을 좌우로 거느리며 당당하고 위엄있는 모습으로 서있는 맏형답게 이곳 정상에서 보는 조망은 황홀하다. 평소 이곳은 구름에 덮이거나 안개가 짙게 끼어 제대로 된 조망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이날은 청명한 날씨로 시정이 좋았다. 그러나 얼마 안가 갑자기 동쪽에서 몰려온 구름이 사방을 뒤덮어 버린다.
정상에서 운문산 방향으로 내려와 헬기장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 다음 날머리인 삼양교를 향해 출발한다.
한동안은 사방이 구름에 가려 그저 앞만 보고 걷었으나 전망바위에 도착하면서 구름이 걷힌다. 아랫재와 백운산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서 약 20분을 걸으니 다시 갈림길이다. 왼쪽은 바로 삼양교로 내려서고 직진하면 백운산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남명리로 내려서게 된다.
백운산으로 가는 일부 회원을 제외하고 왼쪽 계곡으로 내려서서 구룡소 폭포를 향해 간다. 수량은 적지만 규모가 제법 큰 와폭으로 내려다 보니 높이가 아찔하다. 이곳 폭포에 도착하면 삼양교까지는 10여분 남짓 걸리므로 이제 하산이 다 끝났다고 봐도 된다.
용수골 계곡에는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거나 음식을 먹으면서 피서를 하고 있다. 시원하고 맑은 물에 세수를 하고 땀을 씻으니 상쾌한 기분이 든다. 주차장에는 주최측에서 마련한 돌구이 삼겹살이 노릇노릇 익어가고 시원한 생탁과 소주, 그리고 환환 웃음을 주고 받으며 무사산행을 축하한다. 돌에다 구워먹는 삼겹살은 소주안주로는 정말 훌륭하다.
하산주를 끝내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아직도 지지 않은 해가 우리 뒤를 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