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고 여유롭게/산행후기

남덕유산

부산해조음 2006. 11. 27. 23:00
 

서봉, 남덕유산(1507m)


산행일 : 2006. 11. 26. 일.  흐림

소재지 : 경남 거창군, 전북 장수군

참가자 : 한솔산악회원

산행로 : 육십령(11:10) - 할미봉(12:00-30) - 서봉(14:30) - 정상(15:05) - 월성재

         (16:00) - 양악호(17:20)   약 6시간 10분

   

  일요일 남부지방에 비가 내린 후 기온이 떨어진다는 예보를 접하고 혹시 덕유산에서 첫 눈을 맞을 수 있을까 기대를 하면서 산행 준비를 한다.

  부산을 출발하면서 가늘게 내리던 비가 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굵어진다. 하지만 기온이 따뜻해 눈을 보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육십령에 도착한다.

  11:00 육십령에 도착해 인원점검과 산행안내를 듣고 건너편에 열려 있는 산행로로 들어서서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산행코스는 육십령에서 시작하여 할미봉 서봉 남덕유 정상 무룡산 동엽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종주코스의 일부로서 할미봉과 서봉의 조망 그리고 백두대간의 분수령인 남덕유산의 일망무제의 조망이 압권인 구간이다. 비는 내리지 않지만 잔뜩 찌푸린 하늘에선 언제 비가 내릴지 알 수 없고 주위를 감싸고 있는 구름과 짙은 안개가 어둑하게 길을 막는다.

  처음에는 약간 오름구간이나 평이한 등로가 이어진다. 기온이 내려갈 것을 대비해 입은 겨울옷과 자켓 때문에 등과 얼굴에 땀이 흐른다.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등로는 카키색 낙엽으로 덮여있다. 약 50분이 지나면서 앞쪽의 할미봉의 기암이 눈앞에 나타나고 서봉과 남덕유산의 정상이 구름에 가려진 모습으로 다가선다.

 할미봉에 올라서는 마지막 구간은 제법 위험하고 경사가 급한 암릉구간이다. 하지만 힘들게 올라서서 둘러보는 주위의 조망은 압권이다. 구름에 가려져 시원하게 보이지는 않으나 구름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주변의 산과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할미봉에서의 조망안내판이 있어 도움을 준다. 바람이 잦아드는 할미봉 정상의 편평한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점심과 휴식을 마치고 할미봉에서 주능선으로 내려서는 구간은 밧줄이 매어져 있지만 아주 위험하고 조심스런 구간이다. 물기가 있어 미끄러운 바위를 조심스레 내려선다. 이후에 육십령 5.2키로 남덕유 3.6키로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 이어지는 능선길은 고저차가 별로 없고 참나무의 낙엽이 두껍게 깔려 푹신한 아주 부드러운 길이다. 이정표를 지나면서는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된비알이 이어진다. 도중의 헬기장에 도착해 잠시 숨을 돌리면서 쉰다.

  헬기장에서 서봉에 이르는 구간은 이미 지친 심신을 극도로 피로하게 만든다. 11시부터 2시간 넘게 이어지는 오름길이 짜증나기도 한다. 경사도 급하고 곳곳의 암릉 구간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진행을 한다. 그나마 구름사이로 보이는 서봉의 모습을 보면서 힘을 낸다.

  14:30분, 짙은 구름 안개속에서 문득 봉우리에 올라서서 보니 사방에 막힌 곳이 없다. 서봉이다. 주위에는 온통 구름 뿐 아무것도 없다.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이 땀으로 흠씬 젖은 몸을 식힐 뿐....

  맑은 날 서봉에 서면 막힘없이 펼쳐지는 일망무제의 조망이 압권이라 하거늘 나에게는 쉽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으려나 보다 생각하면서 남덕유로 발길을 옮긴다. 서봉에서 급경사 철계단을 내려서자 남쪽 사면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하얀 잔설이 응달쪽에 보이기 시작한다. 얼었다가 비에 녹아 질척해진 등산로도 제법 미끄럽다. 안부 능선을 따라 한참 진행하니 월성재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오른쪽 정상방향으로 올라간다. 갈림길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구간도 제법 힘이 든다.

  15:05분, 남덕유산(1507m) 정상에 도착. 서봉과 마찬가지로 사방이 구름에 쌓여 깜깜하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물 한 모금 마실 정도의 시간동안 머물다 바로 내려온다.

  한참을 걸어 월성재에 도착한다. 직진하면 삿갓봉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오른쪽은 황점매표소로 내려서는 길이며 왼쪽이 우리가 내려 갈 토옥동 방면이다. 산불방지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등산로를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있어 잠시 망설이다가 들어선다. 예상보다 엄청 먼 길을 내려온다. 등산로 폐쇄로 발목이 빠질 정도로 낙엽이 쌓여있고 돌이 많아 길이 험하지만 계곡에 흐르는 물은 겨울인데도 수량이 풍부하고 깨끗하다. 송어양식장을 지나고 양약호가 보일 즈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버스가 보인다.

  17:20분 주차장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선두그룹이 시래기 수재비국에 탁주를 곁들여 먹고있다. 출출한 기운에 따뜻한 국물을 두 그릇 비우고 나니 살만해진다.

  날씨땜에 장쾌한 덕유능선의 조망을 놓치고 발끝만 보고 걸어 산행의 재미가 많이 줄었지만 백두대간 종주길을 걸어 본 그런대로 만족할만한 산행이었으며 부득불 덕유의 설경을 구경하러 다시 한번 가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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