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고 여유롭게/산행후기

대구 팔공산

부산해조음 2008. 12. 7. 11:05

 

대구 팔공산(1193m)

 

산행일 : 2008. 11. 29. 토. 흐림고 눈

소재지 : 대구 광역시

참가자 : 부산골든 산악회

산행로 : 수태골(10:38) - 오도재(11:49) - 동봉정상(12:03) - 신령재(14:01) - 능성재(14:55) -

관봉(15:45) - 주차장(16:34) 산행 6시간

 

대구의 팔공산은 가까이 있으면서 그리고 언제나 갈 수 있는 곳에 있으면서도 이제까지 한번도 탐승하지를 못해 아쉬움을 느끼고 있던차에 마침 골든산악회에서 산행계획이 있어 신청을 했다. 지난 주중에 부산에는 비가내려 어쩌면 팔공산에는 눈이 내렸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하면서.....

 

대구에 도착할 즈음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가 내리는 하늘을 보고 사람들은 걱정을 하지만 내심 눈기대로 오히려 즐거워진다.

10:35분, 수태골 휴게소 앞에 도착하여 회원들은 비옷을 챙겨 입으며 산행준비로 바쁘다. 간단하게 자켓만을 입고 산행을 시작한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잠시 올라가 계곡을 왼쪽으로 건너 너른 길을 한참 올라간다. 하산하는 사람들의 모자에 흰눈이 쌓여 있어 높은 산쪽으로는 눈이 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왼쪽으로 아주 넓고 큰 바위를 지나고 계곡을 다시 건너면서 경사가 급해진다.

높다란 수직암벽에 암벽등반 연습을 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지나치고 돌계단을 올라 서면서 흰눈이 많아진다. 약 한시간여를 오르니 염불암과 동봉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 능선을 따르는 오르막으로 길을 잡아 왼쪽으로 애돌아 가면 돌계단이 앞을 막는다.

11:49. 눈으로 미끄러운 돌계단길을 조심조심 올라서니 오도재에 닿는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서봉과 파계재에 닿고 직진하면 동봉 정상에 오르게 된다. 동봉까지 800m. 바람이 세지고 옷속으로 파고드는 한기가 만만찮다. 바닥에 쌓인 눈아래에는 얼음이 얼어 미끄럽다. 다시 방풍자켓을 꺼내 입고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정상 바로 아래의 계단에 도착하니 좌우로 눈이 나뭇가지에 하얗게 얼어붙어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12:03분, 정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 선 기쁨을 한껏 느끼며 즐거워한다. 뺨을 때리는 찬 바람과 정상에 이르기까지의 어려움도 다 잊고 그렇게 희열을 만끽한다.

정상에서 신령재로 내려서는 길은 내린 눈이 쌓이고 얼어붙어 상당히 미끄럽다. 아이젠을 미쳐 준비하지 못한 회원들은 고생을 하며 내려간다.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과 눈이 쌓인 암릉을 미끄러지면서 서로 손을 잡아주고 끌어주면서 힘겹게 걷는다. 정상에서 신령재에 이르는 구간은 몇개의 작은 봉우리를 오르는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14:00. 신령재 도착. 팔공산 주능 등산로와 동화사에서 신령방면으로 가는 길이 만나는 갈림길이다. 이곳부터는 눈이 별로 없어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신령재에서 능성재를 거쳐 관봉 갓바위에 이르는 구간은 칼날같은 암릉을 타거나 부드러운 황톳길을 걷는다. 능성재를 지나 관봉에 이르기전 누룩봉과 인봉 등 아름다운 암봉을 조망한다.

15:45분. 정식 명칭이 관봉석조여래좌상인 관봉 갓바위 석조불앞에 도착한다. 지성으로 기원하면 한가지 기도는 반드시 들어준다는 영험한 불상을 향하여 많은 사람들이 엎드려 절하며 기도한다. 석조불은 입상일거라 생각했으나 좌불로서 예상보다 크지 않았으며 돌갓을 쓴 불상의 모습은 특이하였다. 갓바위에서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급하고 폭이 좁은 1500여개의 돌계단이 끝없이 이어진다. 오랜 시간의 산행으로 묵직해진 다리가 더욱 힘들어진다.

16:30분. 주차장 도착. 바람으로 하산주를 준비하지 못해 근처의 식당을 빌려 맛있는 과메기와 어묵을 곁들인 칼국수 그리고 소주로 피로를 달래고 산행을 마친다.

 

팔공산 산행시 느낀점은 역시 팔공산은 대구의 진산으로서 웅장하고 수려한 자태와 고산다운 면모를 지녀 언제 찾아도 만족할만한 산이라는 것이다. 수태골에서 동봉에 이르는 구간은 별 특징이 없었으나 동봉에서 신령재를 거쳐 관봉에 이르는 구간은 장쾌한 능선과 계속 이어지는 암릉구간, 사방으로 거칠 것 없는 조망이 압권이다. 특히 관봉주변의 여러 암봉이 기묘한 형상으로 눈길은 잡아 끌었으며 이곳에서 동봉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한눈에 들어오는 전체적인 하늘금은 짜릿한 쾌감을 준다. 다음에는 이번에 탐승하지 못한 서봉에서 파계재를 거치는 구간을 다시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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