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연화도
산행일 : 2008. 12. 06. 토. 맑음
소재지 : 경남 통영시 욕지면
참가자 : 벚꽃 산악회
산행로 : 통영여객터미널(11:00) - 연화도선착장(12:00) - 연화봉(12:50) - 보덕암(13:10) - 118봉(14:25) -
연화사(15:10) - 선착장(15:30) 산행 3시간 30분
「면적 3.41㎢, 해안선길이 약 12.5㎞, 최고점 212m, 인구 274명(1999)이다. 일명 네바위라고도 한다. 조선시대에 이 섬에서 연화도사가 도를 닦다가 숨져 바다에 수장하자 곧 한 송이 연꽃으로 피어나 승화하였다는 전설에서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통영항에서 남쪽으로 24㎞ 해상에 위치하며, 북쪽에 우도(牛島), 서쪽에 욕지도(欲知島)가 있다. 본래 고성군에 속하였으나 1914년 통영군에 편입되었고, 1955년 욕지면에 편입되었다.
최고점을 이루는 연화봉(蓮花峰:212m)이 솟아 있고, 동쪽 해안에는 해식애(海蝕崖)가 발달하였다. 산 능선의 평탄한 지역에는 작은 취락이 이루어져 있고, 주요 농산물로 보리와 고구마가 생산되는데, 특히 고구마는 품질이 우수하다. 근해에서는 멸치·민어·참돔·갈치·문어·낙지 등이 어획되고, 김·굴 등의 양식도 활발하다. 잎이 좁은 풍란의 자생지이며, 동머리 주변과 서쪽의 촛대바위는 남해안의 갯바위 낚시터로 유명하다.」
「연산군의 억불정책에 쫓겨 낙도를 찾아 은신한 연화도사가 제자 3명과 함께 연화봉 암자에서 전래석을 모셔놓고 도를 닦으면서 살아왔다. 그 후 연화도사가 타계하자 제자들과 섬주민들이 도사의 유언에 따라 시신을 수장하니 도사의 몸이 한 송이 연꽃으로 변해 승화되었다고 하여 연화도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또한 섬의 형태가 연꽃과 같이 생겨 연화도라 명명된다.
연화도사를 봉양하던 제자들이 떠난 후 도사의 불심을 계승하기 위해 이 섬에 들어온 사명대사가 연화 도사의 뒤를 이어 수도했다고 한다. 대사를 찾아 헤매던 대사의 누이(보운), 약혼녀(보련), 대사를 짝사랑하다 수도승이 된 보월, 이 세 비구니는 대사가 떠난 후에도 이 섬에서 도를 닦아 득도하여 만사에 형통했다고 하며 이 세 비구니들을 자운선사라 한다. 이들은 후에 임진란이 발발할 것을 예측하고 이순신 장군을 만나 거북선 건조법, 해상지리법, 천풍 기상법 등을 알려 주었다고 전해진다.」
아내와 함께 다도해의 아름다운 섬들과 푸른 바다를 볼 수 있는 섬 여행을 하고자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마침 통영의 연화도 연화봉을 가는 벚꽃산악회에 전화 예약을 했다.
주말이 되면서 기온이 엄청나게 떨어져 서울지역은 영하 20도에 이르고 서해안과 전라도지역엔 폭설이 내려 교통이 마비되는 등 추위로 인해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2년전 혹한속에 소백산을 올랐다가 고생을 한 기억이 되살아나 아내는 걱정을 하지만 일단 집을 나섰다. 언제나 그렇지만 맘먹고 집을 나서기가 힘들지 막상 밖으로 나서면 추위나 더위는 걱정거리가 되지 않는다.
배를 타고 연화도에 가는 동안은 차가운 바닷바람에 갑판에 있지를 못해 선실내에서 밖을 바라보며 한시간을 보냈다. 연화도에 도착하여 아담하고 소박한 선착장에 내려서니 갯바람에 실려 온 비릿한 생선내음이 이곳이 어김없는 섬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배를 갈라 건조를 위해 바닷가에 널어놓은 야들야들한 생선과 포구에 정박중인 작은 배들.. 그리고 양식을 위해 바다에 네모 반듯하게 띄어놓은 양식장의 하얀 부표들이 정겹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선착장에서 올려다보는 연화봉 정상은 말그대로 야트막한 동네 뒷산의 모습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그으며 섬마을을 정겹게 둘러싸고 있다.
염소를 방목하기 위해 쳐놓은 그물망을 지나 약간의 땀을 흘릴 정도로 경사진 길을 올라가면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모습은 환상적이다. 파란 바다에 점점이 박힌 작은 섬들과 햇살을 받아 은색으로 하얗게 반짝이는 잔잔한 바다가 너무나 아름답다.
산행내내 능선을 걸으며 좌우로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은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연화봉 정상은 역시 이곳이 불교와 인연이 깊은 섬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커다란 불상이 북쪽 바다와 마을을 내려보며 서있다. 대리석에 새겨놓은 경탄송에 이런 구절이 있어 옮겨본다.
‘버리고 버리고 버려서 버릴것이 없을 때 모든 고통은 씻은 듯이 없으리라’
‘너나없이 이곳에 오신이는 주저함이 없이 모든 생각을 쉬고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서 원하는 바를 이루시기 바라노라’
지금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더 바라며 또 버릴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본다. 과연 나는 무거운 생각의 짐을 이곳에 훌훌 내려버리고 가벼이 할 수 있을까. 빈손으로 올 때처럼 과연 내손안의 모든 것을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릴 수 있을까?
정상에서 동쪽으로 내려다 보면 섬의 끄트머리에 바다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용머리바위를 볼 수 있다. 이곳 연화도의 명물이자 명승지로 손꼽히는 용머리바위는 이곳에서 제일 조망이 잘 된다.
정상을 내려서서 잠시 포장된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보덕암을 만난다. 해안가 절벽위에 세워진 5층 규모의 암자로서 그 규모와 함께 어떻게 절벽위에 이러한 건물을 세웠는지 놀라웠다.
용머리바위로 가는 길은 포장된 길을 따라가다가 만물상바위에서 오른쪽 산등성이로 올라 잠시 올라가면 되었다. 커다란 두 개의 바위가 연이어 놓여있어 정상에 오를 때와 내려설 때 밧줄을 타야 했다. 정상을 조금 내려오니 망부석과 용머리바위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 서서 바다와 바위와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고 동두마을 쪽으로 내려선다. 포장된 길로 내려서면 왔던 길을 되돌아 가게 된다.
연화도 선착장 조금 못미쳐 왼편으로 자리잡은 연화사에 들러 경내를 잠시 돌아본다.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을 만나면 정면으로 대웅전이 보인다. 경내에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조용하다. 불경을 외거나 목탁을 두드리는 소리도 없다. 한 송이 연꽃이 꽃봉오리를 연 화분은 매서운 추위에 얼어붙었고 산사를 스치는 바람이 대웅전 앞마당의 석등과 9층 석탑을 쓰다듬다 휭하니 빠져나간다.
돌아오는 배위에서 바라보느 섬사이로 붉게 물들어가는 석양의 노을도 아름답다. 푸른 바다와 수많은 섬들과 아름다운 기억으로 새겨진 하루는 이렇게 바다위에서 저물어가고 물살을 가르며 항구로 향하는 배위에는 또 다른 추억이 쌓인다.
여객선터미널 앞에 있는 식당에서 회원 전부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고 주인이 자랑하는 방어내장 수육(?)과 회비빔밥으로 저녁 식사를 하면서 간단한 하산주를 나누고... 오늘 처음 만난 분들이지만 분위기가 좋아 금새 마음이 편해진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은 편안한 휴식으로 가득하고 깊어가는 어둠속에 추억의 깊이도 더욱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