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조령산(1026m)
산행일 : 2008. 12. 14. 일. 맑음
소재지 : 경북 문경시, 충북 괴산군
참가자 : 부산금강 산악회
산행로 : 이화령(11:00) - 조령샘(11:55) - 조령산(12:20-13:00) - 신선암봉(14:10) - 절골(15:30)
산행 4시간 30분
백두대간의 조령산의 칼바위, 칼능선 그리고 칼바람
지난번 소조령에서 시작해 제3관문과 부봉을 거쳐 주흘산 산행을 하면서 건너편으로 보이던 아름다운 산세에 반해 이번에는 조령산을 찾았다. 백두대간의 장중한 산세가 치밀한 아름다움으로 암릉을 일구어놓은 충북과 문경일대의 산군들 중 단연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산행은 충북과 경북의 경계인 이화령에서 시작하여 조령산과 신선암봉을 거쳐 절골로 내려오는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화령에서 바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찬바람속에서도 땀을 흘릴 정도로 한참을 올라간다. 군 작전지역인지 중간중간에 참호를 발견할 수 있다.
조령샘에 도착할때까지는 대체로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을 서너번 지나고 조령샘에서 급경사의 오르막을 오르면 정상 바로 직전의 헬기장에 닿는다. 여기서 약 8분 정도를 더 가면 정상이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정상에서는 일망무제의 조망을 즐긴다. 북쪽으로는 월악산의 뾰죽한 세봉우리가 손에 잡힐듯이 다가서고 그 앞으로 만수봉, 포암산, 마역봉, 부봉, 주흘산 등이 길게 늘어서 있고 발아래로는 조령 제1관문에서 제3관문으로 이어지는 계곡이 길게 누워있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내려서는 길은 추위에 얼어있는데다 급경사에 마사토가 깔려 있어 상당히 위험하다. 왼쪽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상당히 차다. 급경사의 좁은 바위사이로 밧줄을 타고 내려서는 구간이 서너군데 있어 한사람씩 내려서느라 산행이 지체된다.
안부에 내려서서 갈림길을 직진하면 다시 봉우리를 올랐다가 위험한 로프구간을 내려서게 된다. 다시 갈림길, 왼쪽으로 내려서면 절골로 바로 가게 된다. 여기서도 직진하여 암릉을 타고 봉우리에 올라섰다 내려서고 다시 아슬아슬한 슬랩을 줄을타고 올라선다. 좌우로 돌아보면 칼날같은 능선아래로 깊이를 알 수 없는 절벽이 아찔하다. 조령산 정상에서 신선암봉까지의 암릉구간은 주변경관도 장관이지만 암릉을 탐승하는 그 자체의 스릴도 기가 막히다.
신선암봉에서 북쪽으로 직진하면 깃대봉을 거쳐 제3관문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타게되고 왼쪽으로 내려서면 절골로 떨어진다. 신선암봉에서 절골까지 한시간 조금 넘게 하산하는 구간도 처음 한두번의 로프구간과 경사로 인한 미끄럼에 조심스럽다. 계곡에 내려서면서는 수북히 쌓인 낙엽을 밟으며 편안하게 걷는다.
여인의 결고운 비단 치맛폭을 닮아 부드럽게 흘러내린 바위와 그 위에 뿌리를 내린 고고한 낙락장송이 어울려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내는 산하가 너무 아름답다.
산이 거기에 있어 산을 오르고 인간 세상에서 더렵혀진 심신을 조금이나마 정화할 수 있는 자연속에 함께 한다는 기쁨을 만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