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고 여유롭게/산행후기

밀양 정각산

부산해조음 2008. 11. 18. 13:54

밀양 정각산(860m) 실혜산(828m)


산행일 : 2008. 11. 15. 토. 맑음

소재지 : 경남 밀양시 산내면

참가자 : 쉬엄쉬엄 산악회

산행로 : 발례들머리(10:10) - 호반테마랜드(10:28) - 백운암(11:00) - 전망대(11:50) -

        정각산정상(12:05)) - 끝방재(13:26) - 실혜산(14:34) - 원당마을(15:40)  산행 5시간 30분


  산행내내 비단을 깔아놓은 듯 수북히 쌓인 낙엽을 밟으며 단풍이 물든 산속을 걸어.....

  날씨가 제법 덥다. 산행들머리에서 백운암까지 이어지는 포장 도로를 땀을 흘리며 오른다. 백운암 바로 아래의 주차장에 잠시 쉬었다가 돌계단을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바짝 말라 바스락거리는 낙엽과 물기를 머금은 듯 반드르하게 윤기가 흐르는 나뭇잎이 발아래에 주단을 깔아놓은 듯 폭신하다. 단풍과 낙엽이 어우러진 길을 잠시 걸어 올라가니 백운암이 왼쪽으로 소박한 모습을 드러낸다. 마당엔 떨어진 감나무잎이 보기좋게 깔려있고 돌담위에 기왓장을 얹어 담을 둘러친 슬레이트로 지붕을 얹은 한칸짜리 조그마한 암자엔 스님은 보이지 않고 바람만 잠시 머물다 간다.

  암자에서 오른쪽으로 열린 산길을 따라 된비알을 오르니 땀이 비오듯 흐른다. 말을 아끼고 묵묵히 갈지자형의 낙엽길을 한참 올라 하늘이 조금 열리는 지능선을 지나고 여기서부터 조금은 까다로운 바위를 만나기도 한다. 주능선 조금 못미쳐 처음으로 만나는 전망대에 서니 운문산, 억산, 북암산, 구만산이 바로 정면으로 보이고 왼쪽 저 멀리로 화악산과 남산 등이 조망된다. 여기서 잠시 오르면 ‘정상까지 1.0키로’ 주능선 이정표를 만난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커다란 바위위에 올라서니 남쪽으로 밀양댐이 연무속에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북으로는 잠시전에 보았던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까지 이어지는 길은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위를 걷는다. ‘서걱 서걱’ 낙엽이 밟히는 소리를 동무삼아 걷다보니 금새 정상이다. 정상에는 서너평의 공지위에 정상석과 이정표가 서있고 주위는 잡목이 둘러서 있어 조망은 좋지 않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가 낙엽이 깔린 너른 공터에서 일행 모두가 점심을 먹는다. 도시락과 푸짐한 반찬들이 나오고 생탁과 맥주 그리고 남자에게 특히 좋다는 술도 분위기를 돋운다. 즐거운 대화와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후미조가 도착할 즈음 다시 출발한다.

  거의 하산을 하다시피 한참을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고 지도상에 암릉지대로 표시된 구간을 지나고 조금더 가서 밀성 손씨묘가 있는 끝방재 사거리에 도착한다. 실혜산으로 가는 길은 묘지옆으로 난 길을 따라 직진하여 언덕을 올라간다. 산행시작부터 계속되던 참나무숲은 끝나고 이지점 부터는 소나무숲이 시작된다. 산림욕을 하는 기분으로 솔잎을 밟으며 걷는 기분도 쏠쏠하다.

  후미조가 탈출하기로 되어있는 미륵암 갈림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실혜산 정상을 향하여 다시 출발, 잠시 후 실혜산 정상에 닿는다.

  실혜산에서 원당으로 내려서는 길은 상당히 경사가 심하고 낙엽이 깔려 있어 몇번 미끄러져 넘어지기도 하고 힘들지만 낙엽을 밟으며 걷는 산행이 내내 즐겁다.

  세시 반경이 되어 산행을 마치고 같이 산행했던 회원들과 정담과 추억을 나누며 시원한 막걸리와 맥주로 목을 축인다. 이번 정각산 산행은 시작부터 끝까지 원없이 낙엽을 경험한 말 그대로의 ‘낙엽산행’ 이었으며 기분좋은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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